전국 대학생협 활동가를 만나다 두 번째, 숭실대생협 오미혜 활동가

신학기가 되면 대부분의 조합에서 어떻게 하면 조합원 모집을 많이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고민한다. 대학생협의 취지에 공감하고 함께하는 구성원을 확대하는 일로 대학생협의 조합원 모집은 정말 중요하다. 그리고 학생조합원들을 모집하는데 있어서 학교생활을 막 시작하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대학생협을 알리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그런데 몇 년째 신입생의 거의 대부분이 조합원으로 가입하는 조합이 있다. 바로 숭실대생협이다. 신학기가 되면 항상 학생회관 생협 매장 앞 조합원 모집 부스는 조합원 가입을 위해 모인 학생들로 가득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걸까? 오늘의 인터뷰는 조합원 홍보를 위해 고군분투한 숭실대생협의 오미혜 활동가와 나눈 이야기를 담았다. 오미혜 활동가는 어떤 고민을 가지고 어떻게 조합원 모집을 위해 노력하고 있을지 함께 확인해보자.

Q.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숭실대생협에서 교육홍보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오미혜입니다.”

숭실대학교 재학 시절 학생조합원이었고 일년동안 학생이사로 활동했던 경험이 있다.
학교 다닐 때는 생협 매장만 이용하는 수동적인 조합원이었는데 졸업 후 조합에서 일을 하다 보니 조합원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무궁무진해서 뒤늦게 아쉬운 생각이 많이 든다.
그래서 우리 조합원들은 조합원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들을 잘 알고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제가 맡은 업무를 더 잘 해야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Q. 보통 조합원 모집 시에 어떤 방식을 추구하시나요?
보통 학생들을 중심으로 조합원을 모집하고 그 중에서도 신입생을 대상으로 홍보한다.
신입생의 경우 입학 전 소속학과나 학교부서 차원에서 학교 생활을 지원하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운영하고 있다.
생협 역시 신입생들이 대학생활을 하는 데 있어 생활적으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으니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등의 자리에서 시간을 할당받아 생협을 소개하고 있다.
생협 소개 시간을 배정받기 위해서 주로 학생 대표조직인 총학생회와 사전 협의 하고 총학생회를 운영하는 대의체계를 활용해서 각 학과 학생회에 직접 제안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내용은 생협에서 운영하는 매장 소개, 생협의 운영원리, 조합원의 혜택 및 가입 방법 등으로 구성한다.

 

Q. 대학생협에서 조합원을 많이 모집해야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대학생협은 대학안에서 자신의 생활복지를 스스로 만들어가기 위하여 협동조합의 형태로 자발적으로 설립되었으며, 조합원의 복지향상과 성장을 위하여 대학 구성원들이 협동조합에 조합원으로 가입해야 하며, 그 중 대학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생활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대학생들의 가입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외부편의점 및 식당에 비해 물품을, 식사를 값싸게 제공하는 등 소극적 대학생협의 역할을 넘어서서 ‘조합원 스스로가 조합을 운영한다’는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알리고 홍보하는 것이 조합의 의무이고, 더 많은 대학의 구성원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특히 대학생들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렇게 생각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대학생협이 외부 편의점과 다른 이유에 대한 고민들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의 강점에 대해 고민을 하다가 학생조합원들을 만나면서 강점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었던 것 같다.
학생들의 생활의 부담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생협이라는 곳이 구성원이 스스로 복지를 만들어간다는 조합원 자치라는 정체성을 계속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생협이 매장을 운영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매장 자체가 우리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매장을 통해서 학내 복지 실현이라는 조직의 목적에 다다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이런 것들은 대학을 다니면서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대학생협을 통해 학내 복지를 실현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대학생협이 조직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대학생협을 홍보할 때, 어려웠던 점이 있으신가요?
사실 어려웠던 점은 없다. 학생들에게 중요한 문제와 정보라는 생각을 가지고 홍보를 했다. 학생들에게 당연히 필요한 것을 전달하는 입장이라 당당하게 말했던 것 같다. 총학생회나 학생자치기구와 이야기할 때에도 그들이 학생대표로서 꼭 알아야할 내용이니 당연히 제안했다. 굳이 어려웠던 것을 꼽자면 조금은 현실적인 문제인데 주로 교내 오리엔테이션에서 홍보를 집중해서 진행하다보니, 신입생환영회, 수시생환영회, 새내기 배움터가 보통 거의 비슷한 시기에 진행되기 때문에 시간 조율이 어려웠던 것 같다.

Q. 처음에 생협에 대해 홍보할 때 학생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다가가셨나요?
처음 시작할 때에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에 대해서 걱정이 되었는데, 학생들의 대학생활과 밀접한 문제이니까 총학생회와의 관계로부터 시작했다.
총학생회와 관계를 형성해 나가면서 다른 학생자치단체와의 관계를 맺기 시작했고, 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학생 생활 및 생협 운영과 관련된 의견을 나누고 총학생회와 함께할 수 있는 작은 부분에서부터 공동사업을 진행해보는 등의 노력을 했다.
그리고 이 관계를 시작하고 유지하는 과정에서도 조합원을 늘리겠다는 목적보다는 학생들에게 진짜 중요한 이야기니까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고, 그들이 스스로 그것에 대해서 의견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들과의 관계가 형성되니까 그들이 진행하는 신입생 행사에 많이 초대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Q. 학생들을 대상으로 홍보를 진행할 때 어떤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보통 실제 조합원이 되면 어떤 혜택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포인트 적립을 하는 방법, 시설 예약을 하는 방법 등을 알려주는데 이것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왜냐면 누구나 부담되는 대학생활을 알뜰하게 하고 싶을테니까.
그 이후에는 혜택 말고도 생협의 본질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하는데, 생협이 왜 있고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조합원 혜택들이 어떻게 생길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최근에는 운영주체로서 조합원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확장해 나가려고 고민하고 있다.
최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실 들으면 가입 안할 이유가 없다.
알게 될 기회와 공간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고민이 되는 것이 있다면 가입 이후에 조합원으로서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 등 조합원 가입이 활동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에 대해서 고민을 가지고 있다.

Q. 조합원 가입 이후에 학생들의 조합원 활동이 이어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최대한 많은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려고 한다.
아까 말했던 자치기구와의 의견 교환은 기본적으로 진행을 하고 모니터링, 만족도 조사 등을 통해서 다양한 의견들을 들으려고 하고 있다. 보통 모니터링이나 만족도 조사를 하다보면 많은 학생들이 편의점의 이벤트나, 세련된 모습 등 외관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 많은 응답들을 보면서 대학생협이 편의점과 차별되는 정체성을 많이 보여주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이 대학 내에서 시설 운영에 있어 본질적인 문제를 알고 조합원으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할지에 대한 고민을 학생활동가들과 나누고 있다. 운영자로서 정체성을 갖게 하는 것이 가장 힘들지만 지속적으로 대화를 통해 만들어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Q. 학생 조합원 활동의 중요성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내 고민이 성장되고 발전되었던 계기는 학생들과의 대화를 통해서였다. 조합원 문화답사를 진행하면서도 생협 사무국이 인심 써서 보내주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 매장 이용에 대한 수익 환원의 차원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고, 어떻게 환원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학생조합원들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도 알려주고 싶었다. 생협의 행사가 생색내기 식이 아닌 조합원들의 참여에 의해 결정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대학생협의 정체성이자 조직의 목표라고 생각했다.

 

Q. 학생들이 조합원 활동을 하는 데에 있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학생 조합원들이 생협의 주인으로 직접 운영에 참여하기에는 대학에 머무는 시간이 4년~7년 내외로 짧아서 현실적인 아쉬움들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교원이나 직원 조합원의 경우, 학생들과는 다르게 학교에 근무하는 기간이 길다 보니 학생조합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협에 대한 정보를 많이 축적하고 있다.
반면에 학생들은 생협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가 생길 때쯤에는 졸업을 하게 된다. 그래서 학생들이 최대한 빨리, 많은 양의 정보를 주고 싶은데 어떤 이야기를 해줘야할지 잘 모르겠는 어려움이 있다. 학생들의 가려운 부분을 예측하기가 어렵고, 어떤 정보를 필요로 할지에 대해서 먼저 알아내기가 어렵다.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학생조합원들이 안 궁금해 하는 것도 답답할 때가 있다.
생협에 대한 고민이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사무국도 학생들도 서로 먼저 다가가서 질문하고 의견을 나누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또한 생협은 학생조합원이 절대다수로 구성되어 있기는 하지만 교원이나 직원 등 다른 단위의 조합원도 함께 포괄하고 있다.
생협은 조합원에 의해 직접 운영되는 민주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각 단위 조합원의 이해관계가 상충될 때는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어려운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조합원들의 활동이 대학생협에서는 정말 중요하기에 학생조합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어떻게 유도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고민이다.

Q. 숭실대생협에서 올 해부터 학생위원회가 본격적으로 운영되는데 걱정되는 것과 기대되는 것은 어떤 것이 있으신가요?
학생위원회의 자율적인 사업 운영 방향에 대해 고민했었다. 조합원이 모두 운영 주체이고 학생조합원들이 위원회를 만들어 활동하는 것은 운영자로서 조합원의 역할을 회복하는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이러한 것을 경험하지 못한 조합 내에서 어떻게 그 중요성을 공론화할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든다. 이는 학생조합원들이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해야할 과정이라 생각하며, 조합 내에서소통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아직은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겠지만 이런 고민들을 이어갈 때 함께하면서 대학생협의 정체성을 지키고 가치를 확장하는 계기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기대가 된다.

Q.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대학생협을 운영하는데 있어 조합의 실무자들이 본인의 업무를 잘 수행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조합원이 생협에 대한 애정을 키워나가고 정책결정자로서 주도적으로 조직을 운영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역할도 중요한 것 같다.
조합원들이 더 적극적으로 조합의 문제에 관심을 가질 때 조직은 더 튼튼해지고 더 건강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먼저 다가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많이 만날 수 있는 기회들을 만들어 가면 좋겠다. 조합원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실무자 스스로의 고민도 많이 깊어지는 것을 경험 상 배웠다. 조합을 운영하면서 실무자들이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들에 부딪히게 되는데 문제를 해결할 방법도 힘도 모두 조합원으로부터 나온다. 대학생협이 대학생협답게 운영되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조합원에 의해 운영되는 것을 실현하는 것이다. 조합원과 함께 고민을 나눠서 생협이 가진 가치와 본연의 목적에 맞게 운영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대학의 많은 구성원들이 조합원으로 가입하는 것은 중요하다. 조합원은 생협의 운영자이며 이용자인데, 조합원들의 협동으로 운영되는 협동조합에 조합원이 많아진다는 것은 분명 그 가치를 함께 만들어 갈 지지기반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숭실대생협에서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많은 구성원이 조합원으로 가입했고, 이번 인터뷰를 통해 현재 활동가들이 조합원이 된 그들이 어떻게 생협에서 주체로서 활동할 수 있을지에 대하여 많은 고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건강한 고민을 이어나가는 숭실대생협의 미래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