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혹한 평화, 팔레스타인과 우리를 잇는 올리브 민중교역 기념행사
민중교역을 아십니까? 공정무역이라고도 불리는 이 운동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거래가 아닙니다. 이윤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경제이자, 국경을 넘어 생산자의 자립과 소비자의 연대를 잇는 관계이며, 누군가의 표현처럼 '얼굴 있는 경제적 우정'입니다. 대학은 젊은 소비자이자 시민이 자라나는 곳이고, 학생들이 자신의 소비가 세계 어딘가의 생산자와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자연스럽게 익혀가는 공간입니다. 그 감각을 캠퍼스 안에서부터 함께 키워가기 위해, 대학생협은 2018년부터 한살림·두레생협과 함께 PTCOOP을 설립하고 중간 유통의 장벽을 걷어내며 생산자의 삶과 소비자의 식탁을 하나의 이야기로 잇는 일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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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년 5월 둘째 주 토요일은 공정무역의 날입니다. 그 날을 며칠 앞둔 5월 6일(수), 각 단체별로 사전 신청을 받아 모인 70여 명의 관계자들이 두레생협연합회 강당에 자리를 채웠습니다. PTCOOP은 그간 여러 나라의 생산자들과 직접 연대하며 다양한 품목을 한국에 소개해왔습니다. 필리핀의 설탕과 바나나는 소농 공동체가 땀으로 일군 작물이고, 동티모르의 커피는 독립 이후 자립을 꿈꾸는 농부들의 손에서 비롯된 것이며, 인도의 후추와 베트남의 캐슈넛은 오랜 전통 농업을 지키는 이들의 생계와 맞닿아 있습니다. 각각의 품목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그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것들입니다. 그리고 올해, 그 이야기는 팔레스타인의 올리브를 향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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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관련 영화 상영과 현지 생산자의 영상편지를 함께 나누며 행사의 문을 열었습니다. 올리브는 오래전부터 평화의 상징으로 여겨져 온 나무이지만, 그 올리브가 가장 깊이 뿌리내린 땅이 오늘날 가장 극심한 전쟁과 폭력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두레생협은 20여 년간 쌓아온 민중교역의 역사를 되짚었고, 한살림은 씨앗 종자 보존 운동을 이야기하며 땅을 지키는 일이 곧 사람을 지키는 일임을 전했습니다. 대학생 활동가들은 팔레스타인의 교육정책 말살이 단순히 배움의 기회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한 세대의 언어와 문화와 역사, 결국 그들의 정체성 자체를 지우려는 시도임을 이야기했습니다. 아디(ARDI),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안영민 작가까지 서로 다른 자리에서 같은 곳을 향해온 이들의 목소리가 더해지며, 연대란 결국 그들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함께하는 것임을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팔레스타인의 올리브유 한 병을 산다는 것은, 그래서 단지 요리 재료를 고르는 일이 아닙니다. 분쟁 속에서도 내일을 살아가려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조용하고 단단한 응원입니다.
협동과 연대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 그들이 만든 것을 선택하는 것, 그 이야기에 잠시 귀를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시작될 수 있습니다. 민중교역은 오늘도, 그렇게 작은 관심들이 모여 국경 너머 누군가와 우리를 잇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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