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학생대응팀 활동가 인터뷰 #1 코로나19로 바뀐 일상

대학생활이 있어야, 대학생협이 있다. 활동가 인터뷰 첫 번째.

진행 : 박주석, 김진아

대학생협연합회 코로나19 대책위원회 학생대응팀에서는, 코로나로 달라진 대학생활의 실태를 파악하고, 각자의 삶의 변화를 통해 드러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고자 합니다.

Q1. 코로나로 인해 일상이 달라졌는지 궁금하다.

진아 : 아프다는 이야기를 쉽게 할 수 없고, 어떤 위험에 노출되었을 때에도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많이 신경쓰게 된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까 점점 외출도 줄이고 혼자 고립되는 생활을 한 것 같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그 자체로 고립되는 느낌이 있어요.

주석 : 학교의 모든 일들이 폭력적으로 진행된다는 느낌을 받아요. 학생총회도 열리지 않고 학교에 모이지도 않기 때문에 과대나 학생대표들이 결정한대로 집행되고, 그렇기 때문에 학교 생활에서 문제가 생겨도 문제제기를 하기 어려웠어요. 예를 들어, 한 후배의 경우 자취방에 와이파이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카페에 가서 수업을 들어야 했어요. 또 한 후배는 기말고사 때 노트북이 없어서 피시방에 가서 시험을 봐야했고요.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추가 비용이 지출되고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일들이 생겼는데 이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기에는 꿈도 못 꿨죠.

진아 : 온라인 방식이 굉장히 폭력적인 방식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이미 짜여진 방식 안에서 진행할 수밖에 없기 때문인 것 같아요. 개개인의 상황과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죠. 하지만 이 폭력적인 방식은 온라인이라서보다는 원래 폭력적인 방식이 더 심해진 것이 아닐까 싶어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학교 안에서 조금 편하게 자신의 상황과 의견을 나누고 함께 생활 의제를 만들어 갈 수 있는 편안한 공론장이 필요할 것 같아요.

주석 : 요즘 클럽하우스가 유행하더라고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유가 서로 소통하기 위한 편안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느껴서가 아닐까 싶어요. 온라인이라도 서로 소통하고 함께 논의할 수 있는 방식이 충분히 있는데, 모든 논의가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해서인지, 폭력적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Q2. 직장이나 학교, 혹은 국가에서 힘겨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 적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진아 : 코로나재난지원금이 주어졌지만 세대주 중심으로 이루어졌어요. 결국 제 생활에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것은 없었죠. 원래 경제적으로 어려웠는데 코로나19로 인해 가족에 대한 의존도가 커진 것 같아요. 사실 가족들도 힘들잖아요. 그런데 계속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힘들었어요. 게다가 가족 구성원 중 돌봄이 필요한 구성원이 있는 경우에, 정부정책으로 공공기관이나 커뮤니티 시설이 폐쇄되면서 가정 내에서 돌봄에 대한 부담이 커진 것 같기도 해요. 나머지 가족 구성원들은 출근을 해서 일을 해야 하니까 돌보기 어려운 상황이 있는 것 같아요.

주석 : 학교에서 총학생회가 끈질기게 요구한 끝에 등록금의 5%를 환불받았어요. 하지만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어요. 학교가 이러한 결정을 내린 이유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싶었으나, 알려주지 않고 예산도 공개하지 않고. 학생의 복지를 충분히 제공할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어요.

진아 : 코로나19로 인해 살아가는 공간에서 또는 일하는 공간에서 개인이 부속품으로 느껴지고 있는 것 같아요. 고장나면 언제든지 갈아치워질 수 있는. 이를 막기 위해 자신이 생활하는 공간에서 서로의 삶을 연결할 수 있는 공동체가 필요한 것 같아요. 지금은 개개인별로 파편화되어서 언제든 갈아끼워질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그렇게 연결 되다 보면 서로의 상황을 공유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생기지 않을까요? 일하는 공간에서도 그런 공동체가 활발해졌으면 좋겠고, 거주 지역에도 서로의 삶이 연결될 수 있는 공동체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요. 동별로, 아파트 안에서도 공동체가 형성되면 좋겠어요. 고립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웃간의 교류도 없고 공동체가 부재한 상황들이 개인의 부담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는 것 같아요.

Q3. 이러한 재난 상황에서 공동체들은 어떤 역할을 해야 했었을까요?

진아 : 정부의 정책만으로도 사람들은 고립되기 충분한데, 개인의 책임으로만 여겨지는 문화로 인해 더 고립되고 있어요. 특히 직장이란 곳은 노동자와 사용자로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노동자의 삶은 알아서 해결하도록 내버려 두죠. 회사는 공동체라는 느낌은 전혀 없죠. 이런 일이 생겼을 때 개인의 삶을 돌볼 수 있는 안전한 공동체로서 역할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재난 상황에 노동자 개개인이 어떻게 처해있는지 설문지를 해서 회사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주석 : 대학도 마찬가지에요. 학생들이 어떤 어려움에 처해있는지 알려고 하지 않아요. 전수조사라도 해서 생활에서의 어려움을 발견하고 학교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발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이 익숙해져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얘기하면서 한편으로는 기부금을 열심히 받고 있는데, 정말 가증스러워요. 이럴 때일수록 학생들과 소통하고 본인들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찾아내야 할 것 같아요.

진아 : 대학생협도 이사회가 멈췄다고 들었어요. 재난 상황에서 구성원들의 복지를 염려하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사회가 멈춘 것이 아닌가 싶어요.

주석 : 맞아요. 학생들의 필요를 일상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창구가 없고 이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복지를 만들기 위한 제도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대학생협도 재난상황에서 어떠한 역할도 하지 못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대학생협도 임금을 지불하지 못 할 정도로 경제적 위기를 맞고 있지만 기존에 이러한 제도가 잘 굴러갔다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문제의식을 갖고 대학생협을 지키려고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결국 소통의 부재가 빚어낸 결과가 아닐까 싶네요. 지금이라도 소통 공간을 마련할 필요를 느껴요.

진아 : 곧 개강이 다가오는데 대의원 총회나 조합원 대상 간담회를 열어서 소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네요. 비대면 상황이라고 해서 꼭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 같진 않아요. 대학생협이라는 공동체가 정상화되어서 대학생활에서 발생하는 어려움들을 잘 해결해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주석 : 저도요. 어서 빨리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